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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아파트 브랜드 탄생기 (기초 역사)

1편. 한국 최초의 아파트는 어디였을까?

by happy-tree25 2026. 2. 16.

한국 최초의 아파트는 어디였을까?

By 한국정책방송원 (KTV) - 공유마당, KOGL Type 1,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16008549

 

 한국에서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점은 1960년대 초반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서울 마포구에 건설된 마포아파트(1962년 준공)이 한국 최초의 근대적 아파트로 평가된다. 물론 일제강점기 시절에도 일부 공동주택 형태의 건물이 존재하긴 했지만, 대중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분양형 아파트라는 점에서 마포아파트는 상징성이 크다. 당시 서울은 산업화와 경제 개발 정책의 영향으로 급격한 인구 증가를 겪고 있었고, 판잣집과 무허가 건물이 무분별하게 늘어나 도시 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었다. 정부는 이러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집단 주거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마포아파트였다. 이 사업은 국가 주도로 추진되었으며, 당시 대한주택공사가 건설을 맡아 ‘근대적 공동주택’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마포아파트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20~30층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층수는 낮았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동도 있었으며, 주차 공간 역시 지금처럼 체계적으로 마련되지 않았다. 난방은 중앙난방이 아닌 개별 난방 방식이 혼재되어 있었고, 내부 평면 구조도 단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실내 화장실과 부엌을 갖춘 구조 자체가 혁신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상하수도 시설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갖춰졌다는 점은 위생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이전까지 많은 도시 주민들이 공동 화장실과 우물에 의존했던 현실을 고려하면, 아파트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생활 방식의 변화를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한 건물 안에 여러 세대가 산다’는 개념 자체가 당시에는 생소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낯설어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로 접어들면서 정부는 본격적인 아파트 공급 확대 정책을 펼쳤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추진되면서 산업단지 주변에 노동자들이 몰려들었고,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의 주택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 시기에 등장한 ‘시민아파트’와 같은 형태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일부 부실 공사와 안전 문제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서 아파트 건설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졌다. 이러한 시행착오는 결과적으로 건축 기준과 안전 규정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안정성, 층간 하중 계산, 배관 설계 등 기술적 요소가 점차 고도화되면서 한국 아파트는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마포아파트는 이러한 변화의 출발점에 있었던 상징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아파트 거주 비율이 매우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아파트가 주거 형태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자산 가치와 직결되는 중요한 부동산 유형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그 시작은 의외로 실험적이고 소박했다. 마포아파트가 건설되던 당시만 해도, 아파트는 일부 계층을 위한 새로운 시도에 불과했다. 시간이 흐르며 기술이 발전하고, 도시 구조가 재편되면서 아파트는 한국인의 대표적인 주거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최초의 아파트를 살펴보는 일은 단순히 ‘첫 건물’을 찾는 작업이 아니라, 한국 도시화의 흐름과 생활 방식의 변화를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아파트 문화는 이렇게 한 동의 건물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